
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것!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나! by deligh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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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나라의 표준어 규정은 1933년에 제정된 '한글맞춤법통일안'에 근거한다. 여기서 표준어란 '현재 서울 중산층이 사용하는 말' 로 정의되어 있다.
이게 무슨 소린가? 차근차근 분석해보자.
'현재' - 시대에 따라 표준어는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. '서울' - 표준어는 대체로 수도, 수도권의 언어를 기준으로 한다. '중산층이' - 가장 분포가 많은 계층이 중산층이기 때문이다. '사용하는' - 사용하지 않으면 표준어가 될 수 없다. '말' - 사용하는 글이 아니라 말이다. 말이 곧 표준어다.
대부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일테니까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.
'사글세' 는 '삭월세(朔月貰)' 에서 나온 말이다. 朔月貰 라는 원어에서 알 수 있듯이 매월 대금을 지불하는 것을 뜻한다. 그런데 국어학자들은 서울 중산층이 '사글세' 라고 읽는다면서 표준어를 '사글세' 로 정해버렸다. 원래 의미는 어떻든간에 일단 서울 중산층이 '사글세' 라고 많이 부르니까 표준어는 '사글세' 라는 것이다. 그렇다. 충분히 맞는 말이다. 솔직히 정말 서울 중산층이 '사글세' 라고 불렀는지는 믿을 수 없지만 적어도 국어학자들은 그렇게 불렀다고 본다.
그렇다면. '자장면' 은 또 뭔가?? '자장면' 은 우리가 흔히 먹는 '짜장면' 의 표준어이다. 대체 서울 어느 중산층 사람이 이것을 '자장면' 이라고 부른단 말인가?? 이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.
국어사전에는 '자장면'이 '酢醬麵' 또는 '炸醬麵'에서 온 단어로 되어 있으며, 백과사전에는 '짜장면(-醬麵)'과 '차오장멘(炒醬麵)'이 각각 올라 있다(동아출판사). '酢', '炸', '炒'의 音을 字典에서 찾아보면 각각 '작, 초', '작', '초'로 어느 것도 '자'를 音으로 가진 것은 없다. 그러므로 중국어에서 직접 차용된 외래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. 이 단어는 먼저 '자장'(중국 된장)과 '면'으로 분석된다. 따라서 '자장면'은 외래어와 한자어가 결합되어 새로운 단어로 국어에 정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. - 후략
결국 '자장면' 은 왜래어이므로 왜래어 표기 규정에 따라 외국에서 부르는 발음을 우리말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. 그런데 공교롭게도 중국에서는 이것을 'zhajiang' 이라고 부른다. 따라서 이 단어는 '자장면' 이 맞다는 것이다.
사글세는 원어나 의미보다 현재 사용하는 발음이 중요한거라고 하더니 짜장면은 그 뿌리까지 되짚어가면서 '자장면' 이란다.
사실 이 얘기는 내가 고등학교때부터 외치던거라 이제 더이상 외칠 기운도 없다. 여기서는 우리와 전혀 다른 언어 세계에 살고 있는 국어학자들에게 딱 한마디만 하고 마치겠다.
"규정이고 나발이고 니들 멋대로 정하고 니들끼리 잘 써라"
난 죽어도 짜장면이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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